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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어떤 길을 따라 함께 여행하고 있는데, 그 중 한 사람은 그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천상의 도시에 다다른다고 믿고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그 길을 따라 가 봤자 결국 아무데도 이르지 못한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믿음' 이 서로 다를지라도 길이라고는 그 길 하나밖에 없었으므로, 그 두 사람은 그 길을 따라서 여행할 수    밖에 없었다. 둘 중 어느 누구도 그 길을 전에 여행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도 그 길이 꺾어지는 여러 모퉁이가 나올 때마다 그 길을 돌아서 가면 무엇이 나올 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들이 여행하는 가운데 그들은 안식과 기쁨의 순간들을 만나기도 했고 고난과 위험의 순간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러한 여행길을 가면서 둘 가운데 한 사람은 줄곧 자기가 걷는 그 여행길이 천상의 성으로 향하는 순례의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즐거움의 순간들은 그 순례의 길을 격려해 주는 것으로 해석했고 그 길목에 있는 방해물들을 만날 때는 그가 걷는 여행길의 목적을 시험하는 것으로 여겨 그 때마다 잘 견뎌냄으로써 교훈들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그가 당한 시련들은 그 천상의 성에 사는 임금이 마련한 것으로서 그가 그러한 어려움들을 이기고 마침내 그 성에 도착했을 때, 그를 그 성에 마땅히 거할 수 있는 자격 있는 시민으로 인정하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다른 한 사람은 그러한 것을 믿기는 커녕 그가 걷는 여행길이 어쩔 수 없이 걸어야 하는 길이지만 아무런 목적없이 끝나고야 말 정처없는 나그네 여행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만 보았기 때문에 좋은 일이 있으면 즐기고, 까닭없이 어려움이 닥치면 하릴없이 참아내는 도리밖에 없었다. 이 사람도 같은 여행길을 걷기는 했지만 그에게는 결국 당도하게 될 천상의 성과 같은 것은 없었으며 그 여행길을 제정한 전체적 목적에 대한 믿음과 같은 것이 없었으므로 단지 그의 여행길에는 그 여행을 하기 위해 따라가는 그 도로와 기후 변화에 따라 화창한 날과 궂은 날이라는 운수를 헤아려 보는 마음뿐이었다...
[Faith and Knowledge]--John H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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