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여기에 / 미우라 아야꼬 지음

빙점, 총구, 양치는 언덕 등의 작가 미우라 아야꼬의 자전적 소설. 젊은 날의 허무와 고뇌, 절망, 구도의 여정, 사랑과 이별 등을 기록한 영혼의 비망록. 전체주의의 광기가 지배하던 패전 전의 일본에서 초등학교 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아야꼬는 패전을 맞아 기존의 모든 가치와 믿음이 흔들리는 것을 경험하며 무엇인가를 신뢰한다는 것에 대하여 깊은 회의를 느낀다. 짙은 허무에 빠져든 그녀는 정신이 황폐해지는 것을 감당하지 못하고 흐트러져 두 남자와 2중 약혼을 하기도 한다. 그러던 중 발병한 폐결핵으로 요양을 시작하며 죽음이 가까이 다가옴을 느낀다.

파혼과 자살 기도, 그러한 가운데 바라보는 깊은 허무의 심연하지만 그러한 그녀에게 어린 시절의 친우 마에까와 다다시는 한 줄기 빛으로 다가온다. 아야꼬처럼 폐결핵을 앓고 있어 휴학 중의 의학도인 그는 아야꼬의 마음 속의 깊은 허무를 읽고 그녀를 믿음으로 인도하고자 노력한다. 마에까와 다다시는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직감하고 최선을 다해 그녀를 구원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허무와 절망의 늪에 빠진 아야꼬는 삶을 거의 포기하고 다가올 죽음을 기다리며 방황한다. 다다시의 목숨을 내놓은 사랑은 그녀의 마음을 움직여서 그녀를 구도의 길에 들어서게 한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더 많은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다. 척추 카리에스가 발병하여 기브스 베드에 누워 걷지도 움직이지도 못하며 절대 안정 속에서 마치 식물 인간처럼 살아가게 된다. 이러한 생활은 무려 13년간 계속되었다. 그러한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깊이 서로 사랑하게 된 마에까와 다다시 마저 먼저 불러 가신다. 연인을 잃고 수술에서 떼어낸 마에까와 다다시의 늑골과 위패를 기브스 베드 앞에 두고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아야꼬 앞으로 어느 날 한 장의 엽서가 배달되는데

소설보다 더 파란만장하고 보다 감동적인 크리스찬 필독서. 믿는다는 것이 무엇인가?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고난을 주시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 책 두껑을 덮은 후에도 감동의 여운이 오래오래 남는다. 구도 생활을 시작한 분들에게 강력히 권하고 싶다. 하지만 너무 좋은 책이다 보니 부작용도 조금은 있다. 미혼 크리스찬 여성이 읽게 되면 장래의 배우자에 대한 기대 수준이 너무 높아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추천 왕별 다섯개.

우리 교회 도서실에 있습니다.

0A0000174485_00.jpg